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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 김인숙 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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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당신이 희망입니다. 김인숙 외

좋아11 2020. 3. 30. 17:39

어머니는 울지  않는다.  - 이영순

어머니는신발가게를 하면서 어렵게 살아간다 순정이는 육성회비를 안냈다고 선생님에게  혼나고 울면서 집으로 왔다. 어머니는고무신 두켤레를 들고 학교로 가서 육성회비 늦더라도 낼 테니까 아이들 앞에서 혼내지 말라고 당부한다.  순정이는 이쁜 털달린 구두를 신고 자랑한다. 그때 정희는 1분만 신어 보자고 조른다.  구두를  신어 보게 하자 너무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자 너 그냥 신어 그러자 그렇게 해도 되냐고 펄쩍펄적 뛰며  행복해 하는 모습에 그냥 가게로 돌아 올 땐  정희가  신던 헌신발을 신고 오는 것을 본 어머니는 구두는 하자. 정희가 너무 행복해서 그냥 졌다고  하자 .


어머니는 신발 찾으러 간다고  나섰다가 되돌아 온다.  신발은 하자, 정희가 너무 행복해 하는 모습에 그냥 왔다고 정희는 아버지도 안계시고 어머니조차 편찮으시고 동생들 보는게 너무나 착하다고.

 

엄마와의 삼칠일  - 이주혜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울려  버린 아기인 나. 엄마는 몇 대째 독자로 이어 온 집안의 종부다.
일 년에 열두 번도 넘는 제사에 명절 선산에 시제도 몇 번 징글징글한 종부생활 허리 펼 새도

없는 우리 엄마


첫딸을 낳고 3년을 기다려 임신을 하고 산달되어 진통이 시작되어 산파할머니가 와서 준비를 하고, 아들을 낳기위해 애쓰는 엄마 였지만 산파할머니는 아이가 나오자 "흡! " 하고 놀란 기척을 하며 한 참을 있다가 "아무것도 아니구만요" 하는 말에 동시에 "흑"  하고 숨죽인 울음이 나왔고,  달고 나와야 할것을 달고 나오지 못해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어 버린 아기


몇 시간 후 춘천의 시누이에게서 아들을 낳았다는 전화가 걸려  왔다. 엄마는 더욱 기가 죽어 미역국 밥상도 물렸다. 엄마와 나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진통이 최고조에 달할 때 내손을 잡아 주던  엄마가 불쑥 한 마디를 던졌다.

"너만 애 낳는 거 아니다."  누구나 이렇게 아프다.
분만 대기실 옆 침대에서는 오냐  오냐 내 새끼 조금만 참아라
조금만 하는 데,


엄마 아들  낳고 그렇게 행복했어? 그럼 날 낳고는 그만큼 많이 슬펐겠구나?  순간 30년  전 남동생이 태어났을 때 한없는 겹핍감과 박탈감으로 엄마와 아기를 바라보는 세 살짜리 계집애가 되어 있었다.눈물이 저절로 흘러 나왔다. 나는 엄마에게 딴죽을 걸고 싶었다.
엄마 "아들이 그렇게 좋아"  그럼 "좋지" 그럼 나 낳았을 때는 정말 속상했겠네? 

속상했지? 자존심도 상하고 그럼 내가 되게 미웠겠다.
솔직히 아니라곤 못하지


그럼 그냥 확 엎어  놔  버리지  그랬어, 윗목에다가  농담을 가장한 내 말에 가시가 느껴졌을 까?

엄마가 물끄러미 내얼굴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미친년 자식을 어떻게 그래? 어쨌든 내가 낳은 자식인데. 그래도 딸은 꼭 있었야겠더라.
내 간지러운 데 알고 긁어 주는건 '딸들뿐이야.' 아들놈이야 저 밖에 모르지.

이렇게 딸들 덕 볼 줄 알았으면 조금만 서운해 할 걸 그랬어.


그럼, 딸들이 너무  불쌍하잖아. 태어날 때는 딸이라고 미움 받더니 다 커서는 아들보다  훨씬 더 엄마에게 잘해야 하고. 뭐야, 그게?

그러게 말이다. 딸들만 불쌍하구나 .

그걸 알면서도 엄마는 아들밖에 모르잖아 ? 얘가 별소릴 다하네 하며 싱겁게 답했다.


엄마는 내가 드린 용돈 모아서 동생 주잖아 동생 뒷바라지 하지 않고 시집갔다고 원망하잖아

거침없이 말이 나왔고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엄마는 놀라서 말도 못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얘가 별 소리를 다하네 너 지금 투정하냐?


그래! "나 투정부리고 어릿광 부리는 거야 그러면 안돼?"

" 나도 엄마에게 어리광 부리고 싶다구."

"나도 엄마에게 한없이 엄마에게 기대고 싶다구."

"얘가 안 하던 짓을 하네. 애를 낳더니 다시 애가 되었나?


넌 늘 손이 안가는 애였잖아. 숙제도 알아서 하고 내가 부엌에서 꼼지락거리고 있으면 옆에 와 거들고....... 니가 얼마나 착했는데, 니가 얼마나 수월한 애였는데 ,  다 늦게 앙탈을 부려 ?


나라고 왜 맨날 모범생만 하고 싶었겠어!

내가 왜 모범생이었는지 엄만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지?

"원래 그렇게 타고난 거지"

 " 버릴까 봐! 날 버릴까 봐1"


나는 마지막으로 발악으로 울부짖었고 엄마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한 참 동안 침묵하던 엄마가 입을 열었다.

"미친년. 지 애 낳고도 철이 안들었으니 ........

세상에 말썽 피운다고 지 새끼 버리는 에미가 어디 있다든?

열 달을 배 속에 품고 있다 목숨 걸고 나온 자식인데, 안 귀한 자식 있다든?

"네가 둘째 딸이 아니라 열째 딸이었다 한들 안 귀했겠냐?"


엄마의 말끝이 흐려졌다. 얼마전 백내장 수술로 희미해진 엄마의 눈동자에 눈물이 가득고였다.

순간 악몽에서 깨워난 듯 정신이 퍼득 들었다.

내가 엄마를 아프게 했구나! 나는 엄마의 상처다.

엄마가 내 상처를 건드렸다고 아파했지만

내가 아파하니 엄마가 아프구나 그렇구나 나는 엄마의 상처였구나!


문득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그리고 당연히 잇따르는 생각.

'그래, 엄마도 예전에는 누군가의 딸이었지. 엄마도 딸로 태어나 엄마를 울린 일이 있고, 당신 엄마의 상처였으며, 다시 엄마가 되어 딸을 낳았구나. 그만큼 더 아들을 낳고 싶었겠구나.

아들이 엄마의 고픈 배를 부르게 해 주었구나 .' 처음으로 엄마가 이해되었다.


'엄마, 나를 봐. 여기 엄마가 있어.'

엄마는 내가 부럽다. 엄마도 때론 내가 밉기도 하겠다.

너만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속상하지만 그마음이 이해가 된다.

내가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도, 엄마가 나를 미워하는 마음도 생길 수 있다.

우리의 미움은 등 돌린 미움이 아니다. 마주 보고 있는 미움이다.

이제 엄마는 나고 나는 엄마인 것이다.


엄마가 낳은 것은 '아무것도 아닌' 딸이 아니라 엄마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딸이 아니라

엄마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딸이라는 것을, 이 딸이 또 딸을 낳아 세상 모든 딸들이 세상 엄마와

더불어 행복할 수 있음을, 나는 진정 우리 엄마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엄마와 삼칠일. 몸은 한 없이 편했고, 마음은 한없이 무거웠지만 처음으로 엄마에게 어리광을

부려 보았던, 결국 엄마와 마주 볼 수 있었던, 화해가 가능했던 행복한 삼칠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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