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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 논으로 모여?

좋아11 2020. 12. 6. 19:35

<Daum 외발썰매 이미지 사진 참고 하였습니다>
<Daum 외발썰매 이미지 사진 참고 하였습니다.>

썰  매

            

논으로 모여?
나는 시골에서 자랐다.
여름이면 개울에서 물장구를 치며
게 헤엄으로 수영 시합도 하며 잠수 놀이를 하며 다슬기도 잡고

친구들끼리 철엽 한답시고 족대로 물고기를 잡아서
매운탕을 끓여 먹는다고 냄비도 태우고ㅡㅡ
새카맣게 그을린 냄비를 집으로 가지고 가면 참 좋아하셨다.

새 냄비 그슬려 놨다고 ᆢ

 

그렇게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우리 개구쟁이들은 하는 행사가 있다

 

논으로 모여 한 마디면

동네 아이들 누구 하나 빠지는 애들이 없었다.

아이들 손에는 삽과 갱이가 들려 있고 비료 포대도 들고 나온다
마치 훈련이 된 듯이 일사분란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이렇게 훈련되기도 힘들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모여들면 지시를 한다
누구는 어느 논부터 논둑을 터놓으라고 하면 차례로 맨 위에 있는 논부터 물꼬를 튼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큰 논에 물을 가두는 일이다.
물샐틈없이 틀어막으며 세심하게 둘러보며 점검을 한다.
그러다가 비라도 올라치면 논 물이 새지 않나 점검도 한다.

학교 갔다가 오면서 물이 얼마나 고였나 보기도 하며 얼음이 얼날만을 기다린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아버지나 형들에게 부탁을 하기 시작한다
썰매와 송곳도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누군가 자신의 썰매가 완성되면 들고 다니며 자랑도 하기도 하였다.

얼음이 얼기시작하면 얼음에 두께를 확인하듯이
얼음을 밟아가며 점검하고 깨어지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축제 분위기로 변한다

썰매를 타먼 시간 가는 줄도 배가 고픈지도 모른고 타고 있으면
개똥아 소똥아 말자야 등 부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밥 먹고 타라고 부르기도 하고 밥 먹고 나무해 오라고 부르는 부모님도 있다.

 

 

내가 사는 시골에서는 과자를 먹는 아이들은 없었다.
군것질이라고는 오직 고구마와 감자 구어 먹는 것이 최고의 간식이었다.

가래떡은 최고급 과자였다

 

그렇게 찬 고구마를 먹으며 타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자식들도 대학교를 마치려하고 군에 가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장가 시집 보내야 될 때라니

썰매는 외발 썰매가 하일라이트 이다.
가장 재미 있게 탈 수 있는 썰매이기 때문이다.

 

두발 썰매보다는 기술을 요하는 썰매이지만 요령만 익히면

두발 썰매는 재미가 없어 못 탄다. 앉아서 타기 때문에 속도감이 없다.

외발 썰매를 타기 위해서는 자전거를 배울 때처럼 넘어지며 엉덩방아도 찧고

뒤로 넘어져 뇌진탕 직전까지 가면서 배운 후에는 선수급이 된다.

두껍던 어름도 녹기 시작할 때 타는 썰매 또한 일품이었다.
요즘으로 이야기하면 청룡 열차급이다.

 

마치 얼음이 땅속으로 꺼지듯이 출렁거리는 얼엄판을 달릴 때 느껴지는 스릴은
지금 생각해도 멋지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얼음이 깨지면서 두 발 다 논구덩이 빠지게 된다.

그러면 낟가리에서 짚을 갖다가 불을 피우며 옷에 구멍이 나는지도 모르고 시린 발 녹이고는 했다.

이 아련한 추억을 떠올려 보니 입가에 웃음이 번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지금 세대 아이들은 모를 것이다.

 

논 구덩이에 빠지면서 놀며 미꾸라지도 잡고 하다 보면 누런 미꾸라지가 꿈틀대던 시절
삽 날에 미꾸라지가 두 동강 나기도 하던 시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시골에서 성장한것이 좋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참 행복하게 성장하였다고 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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