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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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 夏 秋 冬자작시 좋아

나의 어머니

좋아11 2020. 9. 21. 20:57

나의 어머니

 

                                       좋아

 

나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기쁨보다 눈물이 난다.

엄마, 엄마하며 불러본다

정겹게 불리는 우리 엄마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나머지 공부를 시켰다

그중에 나도 나머지 공부

 

한참을 공부하다 보면

교실 밖은 저녁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남들은 집에

나는 학교에서 나머지 공부를

우리 집은 머나먼 10리 길인데

강 건너 산고개 길을

2개나 넘어야 당도하는 우리 집

 

꼬불꼬불 강 길을 걷다 보면

땅거미 지듯 어둑어둑

큰 느티나무 아래서 그냥 기다리네

날은 벌써 어두워지고 있는데

 

혼자서 앉아 마냥 기다리네

누가 데리러 오시겠지

 

바쁜 농삿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애타게 아들을 찾을 우리 엄마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는 아들이여

 

옆집 아이에게 물어보셨나 보다

학교에서 나머지 공부한다고

하던 일 멈추고 한숨에 달려오실 우리 엄마

그 멀고 먼 학교, 산 넘어 고갯길 2

 

나는 그저 콧노래로 무서움을 달랬지

그렇게 얼마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어느 순간 들려오는 발 자국 소리에  

무서움과 반가움에 그렇게 듣고 싶던

우리 엄마 목소리가 들린다.

 

애타게 기다리던 엄마 목소리가 들린다.

너무나 반가움에 단숨에 엄마 품에 안긴다.

 

 

얼마나 빨리 오셨는지 숨도 못 거르시고

땀도 안 닦고 안아주신다

엄마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신다.

힘들지 집에 가서 밥 먹자

 

이렇게 아낌없이 말없이

사랑하여 주셨던 우리 엄마

벌써 56년이 지나서야 깨우쳤네

 

아 세월에 덧없음이여

살아생전에 나를 앉아 주셨던 것처럼

아들 된 나는 왜

사랑하는 엄마를 따듯하게 안아 주지 못했을까

아들 된 나는 왜 그렇게 못 했을까

 

아 인생에 덧없음이여

이제는 우리가 자녀들을

이와 같이 포근하게 안아주자

 

미리 못한 사랑 후회 없이

안아주며 힘과 용기를 주자

 

우리의 삶은 반복된다지만

똑같은 실수도 반복하지 않던가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는 인생은 변하지 않는다

 

눈앞에 펼쳐질 세상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주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일 수 있도록 마음의 문 열고

닫혔던 마음의 창문을 열고 세상을 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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